이혼후 2

이혼 후 자취 1달차 #02 방은 줄었고, 월세는 늘었고, 나는...?

30평에서 6평 원룸 오피스텔로 이사한 이야기 방 3개, 화장실이 2개 있는 집에 살다가, [보증금 500, 월세 50 ] 6평짜리 원룸 오피스텔로 이사왔다. 가족과 친한친구 2명을 제외하고는 딱히 말하지 않았다. '이혼'이라는 단어가 꼭 해리포터 세계관의 볼드모트처럼 입 밖으로 내서는 안되는 말 처럼 느껴졌고, 내가 어떤 감정과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나도 아직 혼란스럽다 이유에서다. 매매할 돈은 애초에 없고, 어떻게 대출을 끼고 전세를 구할 수 있겠지만 집을 보러 다닐 시간도, 여유도 마음에 없었다.무엇보다 큰 돈이 묶여서 어딘가에 매여있다는 기분이 드는게 부담스러웠다. 그렇게 창문이 하나 달린, 어떻게 통풍을 시켜야하는지 아직도 잘 몰라서 마냥 창문을 열어놓기만 하는 상태로 이 오피스텔..

혼삶 1인분 2025.05.11

이혼 후 자취 1달차 #01 내가 먹을 만큼 짓고, 내가 먹고, 내가 치우기

이혼 후 혼자 살기 시작한 지 딱 한 달. 아직 적응 중이지만, 요즘 가장 자주 느끼는 감정은 ‘내가 먹을 만큼만 밥을 하고 비워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괜찮은 일이었구나’ 하는 거다.혼자 살게 되면서 의외로 만족감을 느낀 부분을 꼽자면,밥통을 오롯이 내가 관리한다는 점. 내가 성주신도 아니거니와, 밥에 대단한 애정을 가진 사람도 아니지만그런데도 이상하게, 그냥 내 밥통에 밥이 있는지, 없는지, 얼마나 남았느지, 얼마 전에 지은 밥인지.그런 별 것 아닌 사실들을 내 손바닥 보듯 알고 있다는 데에서 뜻밖의 만족감을 느꼈다. 이혼 전 둘이 살던 시절에는 답답했던 부분 중 하나가밥통을 열면 늘 무언가 ‘애매하게’ 남아 있을 때다.보온 버튼은 켜져 있는데, 막상 열어보면 눌어붙은 밥풀떼기만 남아 있거나,..

혼삶 1인분 2025.05.09